마드리드에 집을 얻어 산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장모님 친구가 키우는 고양이가 새끼를 낳아서 그 중 한 마리를 선물받았습니다. 밥도 혼자 못먹을 정도로 새끼일때 와서 고양이용 분유를 주사기로 먹이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 반이 지났네요.
그동안 비둘기 잡으려고 발코니에서 뛰어내려 다리가 부러지는 등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아주 많은 사랑을 받으며 지내고 있답니다.
이름이 로키(Loki)인데 와이프가 토르 영화에 나온 로키역을 맡은 배우를 좋아해서 붙은 이름이지만 지금은 Lokisimo(loquisimo=craziest)의 약자가 되어버렸습니다.
한국에서는 부모님이 동물 키우는걸 반대하셔서 한번도 키워본 적이 없었고, 고양이보다 개를 더 좋아했지만 막상 고양이를 키워보니 한마리 더 갖고 싶고 더 갖고 싶고 그렇더군요. 고양이 대여섯마리 키우는 사람들이 이젠 이해가 됩니다.
로키가 좋아하는 사료는 (참고로 사료는 'pienso'라고 합니다. 애완동물은 la mascota.) mercadona에서 파는 compy인데 3,6유로(1.5kg) 정도 합니다. 글 쓰는 날짜 환율 기준으로 4천원 정도 하는 것 같네요. 이거면 약 한달정도 먹습니다. 이런 저런 브랜드의 사료를 먹여봤는데 지금 먹는걸 제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밥그릇이 금방 금방 비는 걸 봐서 말이죠.
화장실 모래는 5kg짜리가 2유로를 넘지 않습니다. 물론 좋은 특수 모래들은 비싸지만 모래는 아무거나 써도 상관없는 것 같아요.
병원 갈 일만 없으면 유지비(?)는 싸게 먹히는 것 같습니다.
발코니에서 떨어지면서 머리에도 충격이 갔는지 밤에 구토증상이 보여서 와이프랑 한밤중에 24시간 동물병원에 헐레벌떡 달려갔던 일이 생각나네요.
다행히 고양이는 이상없었지만 예상치 못한 목돈이 휙 나가니 슬펐습니다.
스페인엔 애완동물 키우는 사람이 정말 정말 많습니다. 밖에 나가면 개 데리고 산책 하는 사람을 아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점은 골목마다 안 좋은 냄새가 난다는 것.. 큰건 봉지에 담아서 치울 수 있어도 작은건 못치우니까요.
개 뿐만 아니라 노숙자들도 길에다 그냥 봐서 냄새가 더 납니다.
그리고 밤에 산책하는 사람들은 개가 길가다 큰걸 봐도 안치우고 그냥 가는 사람이 많거든요. 벌써 몇 번을 밟았는지. ㅠㅠ
그래서 처음 스페인에 와서 느꼈던 것 중 하나가 '왜 이렇게 거리가 더럽냐'였습니다.
역시 산책할 필요 없는 고양이가 최곤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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