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 회화, 스페인에 대한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만든 블로그입니다.

2017. 10. 13.

스페인에 살면서 겪은 인종차별 이야기 (2)

* [인종차별 이야기 1편]을 안보셨다면 먼저 보시는 걸 권유합니다.






기타 에피소드들


중국인 상점에 가서 혼자 물건을 보고 있으면 누군가가 와서 '나 뭐 찾고 있는데 그건 어딨어?' 하고 묻곤 합니다. 이건 딱 두 번 겪어봤네요.
일반 상점 직원들도 저 혼자일 땐 인사 해주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고요. 해도 그냥 의무적으로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특별한 일 아니면 꼭 와이프랑 같이 나가는 편입니다. 그럼 '보통 사람' 처럼 웃으며 인사도 해주고 그러거든요; ㅎ

길거리에서 저희를 보는 눈들도 굉장히 맘에 안듭니다. 
흑인+스페인 여자, 남미인+스페인 여자, 스페인 남자+아시안 여자 커플, 동성애자 커플들이 지나가면 다들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데 유독 저희를 보면 대부분은 '저건 또 뭐냐' 하는 눈으로 봅니다. 한번은 길가던 저희를 보고 누군가가 "진심? 쟤가 애인이라고?" 하고 비아냥 거리는걸 와이프도 저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시안 남자+다른 인종 여자 커플이 은근히 많지만 길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케이스라고 해도 꼭 무례하게 대놓고 들으라는 듯이 말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같은 커플을 몇 커플 알고 지내는데, 다들 같은 말을 하더군요. 길에서 다들 쳐다봐서 불편하다고 말이죠. 그래도 그냥 신기해서 쳐다보는 거겠지 하고 이젠 별 신경 안씁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하얀 피부를 선호하지 않는다?


차별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와이프도 무례한 사람들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은 듯 합니다.
어릴 때 햇빛을 오래 쬐서 몸에 점이 많이 생겼다는 집착에 사로잡혀 있는 와이프는 햇빛 쬐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피부가 하얗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조금 어두운 색을 선호합니다. 선탠한 피부처럼요. 그게 더 건강해 보이고 섹시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봤을 땐 다 비슷한데 와이프는 현지인들로부터 약간 이국적인 외모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고, 그래서 많은 사람이 외국인으로 착각할 때가 많습니다. 안그래도 관광객이 많다 보니 가끔 외식을 할 때면 아예 영어 메뉴판을 가져다 주거나 상점에서 계산할 때도 영어로 가격을 말해주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스페인어 모르겠거니 하고 길가다 대놓고 중얼거리는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완전 밀가루같네" 라던지 "쟤는 살좀 더 태워야겠다" 라고 말이죠.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나쁜 사람들보다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났고, 재밌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마드리드가 그렇게 살벌한 곳만은 아니니 제 글만 보고 너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댓글 1개:

  1. 공감되는 글이 너무 많네요.. 저도 중국상점에서 갈때마다 있는 일이었고.. 한번은 어떤 여자가 저한테 묻길래 중국인 아니라고 했더니 남편이 저를 불러 세워서 노발대발 욕짓거릴 하더니 가더라구요. 그때 굳어서 울기만 하고 왜 말한마디 못했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답답해오고 마음이 아픕니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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