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에피소드들
중국인 상점에 가서 혼자 물건을 보고 있으면 누군가가 와서 '나 뭐 찾고 있는데 그건 어딨어?' 하고 묻곤 합니다. 이건 딱 두 번 겪어봤네요.
일반 상점 직원들도 저 혼자일 땐 인사 해주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고요. 해도 그냥 의무적으로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특별한 일 아니면 꼭 와이프랑 같이 나가는 편입니다. 그럼 '보통 사람' 처럼 웃으며 인사도 해주고 그러거든요; ㅎ
길거리에서 저희를 보는 눈들도 굉장히 맘에 안듭니다.
흑인+스페인 여자, 남미인+스페인 여자, 스페인 남자+아시안 여자 커플, 동성애자 커플들이 지나가면 다들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데 유독 저희를 보면 대부분은 '저건 또 뭐냐' 하는 눈으로 봅니다. 한번은 길가던 저희를 보고 누군가가 "진심? 쟤가 애인이라고?" 하고 비아냥 거리는걸 와이프도 저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시안 남자+다른 인종 여자 커플이 은근히 많지만 길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케이스라고 해도 꼭 무례하게 대놓고 들으라는 듯이 말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같은 커플을 몇 커플 알고 지내는데, 다들 같은 말을 하더군요. 길에서 다들 쳐다봐서 불편하다고 말이죠. 그래도 그냥 신기해서 쳐다보는 거겠지 하고 이젠 별 신경 안씁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하얀 피부를 선호하지 않는다?
차별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와이프도 무례한 사람들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은 듯 합니다.
어릴 때 햇빛을 오래 쬐서 몸에 점이 많이 생겼다는 집착에 사로잡혀 있는 와이프는 햇빛 쬐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피부가 하얗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조금 어두운 색을 선호합니다. 선탠한 피부처럼요. 그게 더 건강해 보이고 섹시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봤을 땐 다 비슷한데 와이프는 현지인들로부터 약간 이국적인 외모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고, 그래서 많은 사람이 외국인으로 착각할 때가 많습니다. 안그래도 관광객이 많다 보니 가끔 외식을 할 때면 아예 영어 메뉴판을 가져다 주거나 상점에서 계산할 때도 영어로 가격을 말해주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스페인어 모르겠거니 하고 길가다 대놓고 중얼거리는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완전 밀가루같네" 라던지 "쟤는 살좀 더 태워야겠다" 라고 말이죠.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나쁜 사람들보다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났고, 재밌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마드리드가 그렇게 살벌한 곳만은 아니니 제 글만 보고 너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공감되는 글이 너무 많네요.. 저도 중국상점에서 갈때마다 있는 일이었고.. 한번은 어떤 여자가 저한테 묻길래 중국인 아니라고 했더니 남편이 저를 불러 세워서 노발대발 욕짓거릴 하더니 가더라구요. 그때 굳어서 울기만 하고 왜 말한마디 못했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답답해오고 마음이 아픕니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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